내가 누군가를 동경한다는 것은 촛점이 미묘하게 맞지 않는 안경을 쓴 것과도 같다.



바꾸어 생각하자면

결국 누군가 나를 동경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 동경의 대상이 자신이 느끼는 자신과는 충분히 다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STORY > ficti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체스의 대가  (0) 2010.01.18
버스에서 만나다..  (2) 2010.01.12
어느 암살자의 탄생. 프롤로그.  (0) 2009.10.09
etc  (0) 2009.06.12
기생의 춤  (0) 2009.04.10
위키 대백과 사전에서 긁어옴.


오컴의 면도날(Occam's Razor 또는 Ockham's Razor)은 흔히 '경제성의 원리' (Principle of economy)라고도 한다.
14세기 영국의 논리학자이며 프란체스코회 수사였던 오컴의 윌리엄 (William of Ockham)의 이름에서 따왔다.

원문은 오컴의 저서에 등장하는 말.

  1. " Pluralitas non est ponenda sine neccesitate. "
  2. " Frustra fit per plura quod potest fieri per pauciora. "

보다 적은 수의 논리로 설명이 가능한 경우 많은 수의 논리를 세우지 말라.

간단하게 오컴의 면도날을 설명하자면, 어떤 현상을 설명할 때 불필요한 가정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하는 말로 번역하자면, '같은 현상을 설명하는 두 개의 주장이 있다면, 간단한 쪽을 선택하라'는 뜻이다.
여기서 면도날은 필요하지 않은 가설을 잘라내 버린다는 비유로, 필연성 없는 개념을 배제하려 한 "사고 절약의 원리"(Principle of Parsimony)라고도 불리는 이 명제는
현대에도 과학 이론을 구성하는 기본적 지침으로 지지받고 있다.

예를 들어, 새까맣게 그을린 나무가 있다고 가정하자. 이는 나무가 벼락에 맞았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누군가가 어떤 장치를 이용해서 나무가 완전히 잿더미로 변하지 않도록 적절히 그을린 다음 자신이 그을렸다는 흔적을 완전히 없앤 것일 수도 있다.
이 상황을 판단할 다른 증거가 없는 경우 오컴의 면도날을 적용해 본다면, 나무가 그을린 것은 벼락에 맞았기 때문이라고 추론하는 것이 옳다.
왜냐하면, 벼락에 맞았다는 쪽이 조건을 덜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중세의 철학자들와 신학자들의 복잡하고 광범위한 논쟁속에서, 오컴은 1324년의 어느날 무의미한 진술들을 토론에서 배제시켜야겠다고 결심한다.
그는 지나친 논리비약이나 불필요한 전제를 진술에서 잘라내는 면도날을 토론에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오컴은 "쓸데없는 다수를 가정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이를 좀 더 알아듣기 쉽게 바꾸면 "무언가를 다양한 방법으로 설명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중에서 가장 적은 수의 가정을 사용하여 설명해야 한다"고 표현할 수 있다.
더 짧게 말하면, 설명은 간단할 수록 좋다.
오컴의 면도날은 다음과 같이 일종의 계율처럼 말해지기도 한다.

"가정은 가능한 적어야 하며, 피할 수만 있다면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잘못된 이해 [편집]

오컴의 면도날은 단순히 "여러 가지 가설이 세워지게 된다면 그 중 하나를 고를 때 사용하는 일종의 태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오컴의 면도날로 어느 가설을 선택했다고 해서 반드시 그 가설이 옳다고 볼 수는 없다.
거꾸로도 마찬가지로, 어느 가설을 오컴의 면도날로 "잘라내"버렸다 하더라도 그 가설이 틀렸다고 할 수 없다.

컴의 면도날은 진위를 가르는 잣대가 아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봐도, 오컴의 면도날로 배제한 쓸데없이 복잡한 가설들은 후에 잘못된 것이 명백해진 예가 많다.
예를 들어 천동설의 주전원(epicycle)은 초기의 지동설보다 관측 면에서 보기 쉽고 행성의 궤도를 예측할 수 있었으나,
계산이 너무 복잡해지자 보다 간단히 예측을 제시하는 지동설이 거론되었다.
이 탓에 오컴의 면도날은 진위 판단에 관해 유효성을 가진다고 오해받기 쉽다.

'STORY > non ficti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바다에 이르다.  (0) 2010.08.27
MidNight Ride  (0) 2010.08.27
이야기와 이해.  (0) 2009.12.18
서울 공휴일 주차 허용 지역 안내  (2) 2009.11.14
막걸리 전성시대  (4) 2009.11.12








그런데 왜!? 1인분으로 시작했는데 왜!?

 조리하고 나면 2~3인분의 식사가 준비 되는 것입니까?

먹일 사람도 없는데...

이런 날은 맛도 더 좋더라는.........

휴...............

배 터지겠;;;;;;;;;;;;;

'STORY > day written'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련이 슬퍼  (0) 2010.04.09
널 지우니..  (4) 2010.03.06
end  (0) 2009.12.28
사형. 당하다.  (0) 2009.12.24
꽃이 필 때.  (2) 2009.12.21
어느 날 그 어느 누구도 상대하지 못했고
결코 이기지 못했던 체스의 대가가
체스를 그만두고 사라졌다.

그 이유에 대해 온 세상이 떠들썩했고
사람들은 그의 제자를 찾아가 물었다. 

그러자 제자가 말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제 생각에는 선생님께서는 체스가 지겨워지신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다시 물었다.
"체스는 그 수만 해도 수천 수만가지가 넘고 세상의 진리를 다 포함하고 있는데 어떻게 지겨워질 수가 있단 말입니까?"

그러자 제자가 웃으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체스는 결코 한번에 그 모든 수를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체스도 결국은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일정한 수순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전쟁을 시작하기 위한 포석과 참고 이겨내는 중반부 그리고 승리를 위한 체크 메이트입니다.
그래서 선생님께서는 똑같은 패턴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 하는 일에 지치신 것입니다.
결국 변하지 않는 목적지에 기대를 가지고 시작하지만
달라지지 않는 패턴에 따른 같은 결과만 나오니까요."


'STORY > ficti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러니까 당신이 말하는 그 사람에 대한 동경이라는 것은  (0) 2010.03.03
버스에서 만나다..  (2) 2010.01.12
어느 암살자의 탄생. 프롤로그.  (0) 2009.10.09
etc  (0) 2009.06.12
기생의 춤  (0) 2009.04.10

하품을 하며 버스에 올라 뒷문 바로 앞자리에 털썩 앉았습니다.
문이 여닫힐 때 마다 집 앞 정류장에서 내리면 꽤나 춥겠구나.. 라는 생각도 하고
대각선 건너편에 앉은 아가씨 머리에 촥 달라 붙어 있는 꽃모양 머리핀의 디자인도 구경하던 중

아마 진동 이어폰에서 라벨의 볼레로가 중간쯤 진행 되어 점점 격렬해 지기 시작했을 때 쯤 입니다.

아마 대치동이었을 겁니다.

아마 버스가 급브레이크를 밟아 정류장에 차를 세운 그 순간일겁니다.

창밖을 무심히 내다 보던 저는 어떤 아가씨와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

아마 십여년 정도 만에 처음 보는 것 일 것 입니다...
골목길 모퉁이를 돌면 행여 마주칠까 조바심을 내며
그 흔적을 찾아 헤맸던 어린 시절의 그 얼굴. 그 마음.

그 모든 것들이 둔기로 가슴을 치듯 확 떠오르게 만드는 그런 눈 빛.
왜 그리도 닮았던지 왜 그리도 익숙한 모습이었던지..

이윽고 버스는 출발했고...
저는 정류장에 그녀와 마주 보고 서 있었습니다.

그 아가씨는 왜 이른 아침부터 정류장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을까요..


삘렐레~ 뻴렐레~ 전화 벨이 울려 눈을 떴습니다.

전화기 시계는 5시 24분을 가르키고 있었고.
저는 20분 동안 꿈을 꾸었습니다.
휴.................................... ㅡ,.ㅡ;;;

하지만 아직도 왠지 가슴이 미어져 옵니다.


 
아침 최저 영하 십사도랍니다.
하품 잘못 하시면 혀가 얼어 붙을지도 모르니
길에서는 입 가만히 다물고 다닙시다. ;;;

'STORY > ficti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러니까 당신이 말하는 그 사람에 대한 동경이라는 것은  (0) 2010.03.03
체스의 대가  (0) 2010.01.18
어느 암살자의 탄생. 프롤로그.  (0) 2009.10.09
etc  (0) 2009.06.12
기생의 춤  (0) 2009.04.10
end say and.

and say end.

but this is end.

not and.

idiot day stoopid yesterday.

missing tomorrow.



결국 사랑한다는 말은 관계 유지를 위한 도구였던 것이었을까
피를 토하듯 고통스러운 밤을
심장이 닳아 핏줄이 보이도록 울며 보냈음에도
그는 전혀 홀가분하지 않은 마음을 얼싸안고 있다.

'STORY > day written'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널 지우니..  (4) 2010.03.06
나는 근검절약하는 사람입니다.  (0) 2010.01.28
사형. 당하다.  (0) 2009.12.24
꽃이 필 때.  (2) 2009.12.21
대답  (0) 2009.12.20

밤새워 일을 하고 아침에 마무리 해야할 일을 마무리 한 다음
정오 점심시간이 지나 잠자리에 들었다.

무슨 감옥 같은 공간에 내가 서 있는 듯한 모습을
꿈에 잠깐 보았다가 잠에서 깨어 시계를 보니
오후 두시.
겨우 사십여분 잠들었던 것이다.

이대로 다시 자야하나 아니면 일어나야 하나를 잠깐 고민을 하다가
잠을 다시 청하기로 하고 이불을 덮고 누웠다.

그리고...

열평 남짓한 연한 아주 연한 회색과 녹색이 섞인 벽으로 되어 있는 공간이었다.
한쪽엔 작은 철문이 있고, 그 우측 벽에는 철근이 박혀 있는 넓은 유리 벽이 있었다.
그리고 유리벽 우측으로는 빛이 들지 않는 이상한 작은 공간이 있었고
나는 그 방의 정중앙에 서 있었다.

아무튼 난 언젠가 곧 사형을 당할 입장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그 언제가 언제일지는 애초에 관심도 없었고
유리벽 너머로 보이는 교도관인지 직원인지 모를 얼굴만 흐릿한 사람들을 이따금 '구경'하면서
여유있게 방에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상황이 급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검객이 무시무시하게 날카롭고 서슬퍼런 검으로
일도양단하듯 내려진 사형언도.
다음주도 내일도 아닌 오늘.

그것도 바로 지금.

나는 몹시 당황하기 시작했고
유리벽 너머의 사람들은 여전히 흐린 얼굴을 하고
내 사형준비를 하고 있었다.

숨이 막혀왔다.
'아냐! 이건 뭔가 잘못되었어! 왜 하필 지금이야!
이건 꿈이자나!'

'아? 꿈?'

갑자기 이것이 꿈이라는 것을 인지한 나.
그러나 꿈 속의 상황은 조금도 안도의 한숨이라던가
안심 할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갑자기 우측에 있던 빛이 들지 않는 공간에 한 촉 짜리 백열전구 같은 불이 들어온 것이다.
어떤 장치가 되어 있는데 그 장치의 형태는 전혀 인지 할 수 없었지만
저 공간에 내가 들어서면 난 사형되어진다는 것은 너무나도 명백하게 알 수 있었다.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문득 유리벽 너머에 '목사'님이 나타나서 슬픔이 가득 스며들었으나
한없이 자애로운 표정으로 마지막을 위해 기도를 해 주겠다고 한다.

난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난 '목사'가 아니라 '사제'가 필요해요! 종교가 다르다고요!'

내가 방안에서 목이 터져라 외쳐보지만
목사의 기도는 그 입술을 통해 조금의 멈춤도 없이
흘러 나오고 귀에는 들리지도 않는 그 기도가 
목사의 입 밖으로 한마디 한마디 나올 때 마다
난 거부할 수 없는 힘에 의해 그 희미한 백열전구 불빛 아래로
끌려 들어가는 것이었다.

몸부림치고 비명을 지르고 악을 쓰지만
조금씩 아주 조금씩 발이 미끌리듯 마치 발 아래가 살짝 떠 있는 듯
나의 거부와는 아무 상관없이 그 공간으로 자꾸만 자꾸만 끌려 들어갔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공간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잠에서도 점점 깨는 것이었다.

먼저 손가락 끝이 이불의 감촉을 느끼기 시작했고
이내 방안의 싸한 우풍이 느껴지면서
몸을 덮고 있는 이불의 온기를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정신은 여전히 사형장 안으로 끌려 들어가고 있었고
나는 현실과 꿈 속에서 나의 생명을 걸고 미친듯이 후회하며 울고 있었다.

왜 내가 지금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여태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을까?!

결국 내 몸은 사형장 안으로 완전히 끌려들어갔고
결코
거부할 수 없는 어둠이 날 완전히 잠식하여
곧 나의 생명을 이 미친듯이 울부짖는 불쌍한 존재를
저 깊고 깊은 심연으로 끌어 들일 것임을 확실히 인지하는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내가 사형당하였음을.

그리고 그 순간 잠에서 깼음을.

잠에서 깨어 앉아서 목구멍을 타고 올라와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이 요동치는 심장을
삼십여분 가까이 진정을 시키며 충격과 경악 속에서
어쩔 줄을 몰라하다가
급하게 전화기를 붙잡고 내가 꾼 이 꿈을 메모하기 시작했다.

메모를 끝낸다음 그 메모를 다시 정리하여 몇몇 친구들에게 문자로 보냈다.

그리고 지금 다시한번 당신들에게 말하니

----------------------------------------------------

내 소중한, 그리고 사랑하는 친구들이여.
내가 존경하는 어른들과 동료 제위 여러분.

당신은 무엇을 믿고 당신의 시간을 이 순간을 그렇게 소모하고 있습니까?
어리석은 '나'여. 넌 어찌하여 내 생명의 시간을 그렇게 쉽게 길에다 버리고 있었더냐?

당신이 그 골목을 돌아서는 순간 살아 있을 수 있다고
누가 장담을 해 줄 수 있는가?

당신이 지금 잠자리에 들고난 후
내일 아침에 여느 때와 같이 기지개 켜면서 일어날 수 있다고
누가 약속해 주었습니까?

당신에게 주어져 있는 시간이 얼마나 있는지
당신에게 시간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어디에 적혀 있습니까?

어째서 너는 그리고 당신은 이리도 자신의 시간을
당신의 생명을 잔인하게 그리고 무심하게 소모하고 버리고 있습니까?

사랑하는 사람들이여.
부디 자신을 소중히 하여 주십시오.

----------------------------------------------------------

나의 좌우명은 HODIE MIHI  CRAS TIBI 이다.

히브리어로 오늘은 나 내일은 너 라는 뜻으로

굳이 의역을 하자면 오늘은 내가 죽지만 내일은 네가 죽을 수 있다는 의미로
대구 교구에 있는 성모당 제일 안쪽에 있는 성직자 묘지 입구
좌우 기둥에 새겨져 있는 글귀인데

저 말을 모토로 삼고 있으면서도 나는 어째서 이리도 쉽게 잊고 있었단 말인가??
부끄럽고 창피하고 민망하고 나 자신에게 민망하기 짝이 없다.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고 순간 순간을 열심으로 살아왔던 모습은 어디로 가고
자기 전 내일 아침에 내가 죽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죽은 나 자신을 보는 사람들이 마음 아프지 않게
얼굴을 쓰다듬어 평온한 얼굴로 눈을 감던 나는 어디로 가고
이렇게 유유자적하고 어리석은 인간이 남았단 말인가.
 
내 이맘을 늘 잊지 않고 생각하며 살았더라면
   잃지도 않았을 것을     버리지도 않았을 것을
어리석은 인간아. 우둔한 인간아.

마음을 들어 눈을 받치고 네 시간을 올곧게 보라.

----------------------------------------------------------

2009년 12월 23일 오후 3시에 사형당하는 꿈을 꾼
마치 크리스마스에 세 유령을 만난 스크루지가 된 것 같은..날.


일기에 적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호소하다.

그리고 그사람을 그리워하다.


여러분.
Happy Merry Christmas.
아기예수님 오심을 축하하고 기뻐합시다.
행복하세요.

'STORY > day written'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근검절약하는 사람입니다.  (0) 2010.01.28
end  (0) 2009.12.28
꽃이 필 때.  (2) 2009.12.21
대답  (0) 2009.12.20
목소리를 들어  (0) 2009.12.17
꽃이 필 때 - 송기원


지나온 어느 순간인들
꽃이 아닌 적이 있으랴.

어리석도다
내 눈이여.
삶의 굽이굽이, 오지게
흐드러진 꽃들을

단 한번도 보지 못하고
지나쳤으니

--------------------------------------- 

 
문득 4월 어느 봄날의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
벚꽃잎 가득 날리는 고향 동네 입구의 길목이 떠올랐습니다.
차창 밖으로 눈보라 치듯 하얀색 꽃잎이 휘몰아 치고
창 밖으로 손내밀어 살풋 손바닥에 꽃잎이 떨어지는 상상을 해 봅니다.

오는 봄에는 벚꽃잎 가득 모아
한 줌은 코팅지에 넣어 책갈피도 만들고
한 줌은 꾹꾹 눌러 편지지에라도 붙여 보아야겠다고
슬쩍 생각만 해 봅니다.

찬 바람 부는 겨울 새벽.
고양이 울음 소리마저 잠든 시간에
담배 연기 한모금 어느 골목길에 남겨 두고
쓸데없는 생각만 주머니에 담고 나옵니다.


-------------------------------------------

행복하고 따스한 오후.. 가지십시오.

'STORY > day written' 카테고리의 다른 글

end  (0) 2009.12.28
사형. 당하다.  (0) 2009.12.24
대답  (0) 2009.12.20
목소리를 들어  (0) 2009.12.17
'특별'하여짐의 논리와 진리  (0) 2009.12.14

이른 아침.
그저께의 대답을 듣겠다고 선배의 전화가 왔다.
연애에 관해서 가볍게 산다고 이야기 한지 몇년만에 어떻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것 같냐고
왜그렇게 사랑을 사람을 무겁게 이고가느냐고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힐책하던 선배의 얼굴이 떠올라
'대답은?' 이란 질문에 피식 웃음부터 트뜨려버렸다.

그러나 그 웃음에도 아랑곳 않고 다시 '대답은?' 이라고 물어오는 선배에게
달리 할 수 있는 대답이 없음은 선배도 나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서
결국 선배의 대답을 듣기 위한 아침 전화는 서로간의 
간밤에 위장은 건강하셨는지 아침 문안인사가 되어 버렸다.

약간의 농담 후 이어폰 버튼을 눌러 전화를 끊고나서
한손으로 의자를 더듬 더듬 찾아 담배에 불을 붙였다.

사실 이쯤 되면 이상하다거나 어이없다는 표현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보인다.
그게 결국 나였을 뿐이고 그게 결국 내 방식이었던 것이다.
그런 방법도 있는 것이고 그런 길도 있는 것. 사람이 살아가는데 외길만 있는 것은 아니리라.

다만 끝에 도착하고보니 과거에는 그 끝이 다른 시작으로 이어지건만
이번 끝은 그냥 끝이더라는 것. 다른 길이 보이지도 않을 뿐더러
굳이 찾아야 할 이유도 없어 보이기까지 하니
어쩐지 슬프다는 생각이 들만도 한데 그렇다기 보다는
웃기지도 않는다는 실소가 우선이다. 그게 우선이라는 점이 슬프다면 충분히 슬플 수도 있겠다.

친한 동생의 말에 의하면
어쩌면 그리 무겁지 않게 헤어졌다는 점이
언젠가 갑자기 엄청난 무게로 다가와서 오빠가 충격을 받지나 않을지 걱정이라는데
왠지 그 무게는 예전의 그 실감나지 않아 라는 것이 아니라
명확하게 알고 행했음에 그런 것 아닐까 싶기도 하다.

환경이 조금 바뀌고 내 삶에 있어서사람들이 말하는
이른바 현실. 예전과는 달리 좀 더 두꺼워진 지갑이라던가
통장의 잔고가 0이 몇개더 늘었다던가 하는 이야기가 대두 될 때 마다
과거 그녀의 이야기가 떠오르는 것으로 보아 어지간히도 상처였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뭐 더 나아졌다고는 해도 이것 하나는 하나일 뿐 전체가 아니라서
보여줘봐야 달라질 것이 없다는 건 잘 안다만..



여튼..
선배의 질문에 '네 뭐 좀 웃기지만 아직은..' 이라고 문자를 보내다가
찍지 말아야 할 번호를 찍고 심지어는 발신을 누를 뻔한 자신을 발견하고
솔직히 당황해 놀라기도 하고 웃기기도 한 자신을 발견한 아침.
자기 직전에 이런일은 남겨두어야 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
일기 한줄 끄적여 본다.

'STORY > day writte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형. 당하다.  (0) 2009.12.24
꽃이 필 때.  (2) 2009.12.21
목소리를 들어  (0) 2009.12.17
'특별'하여짐의 논리와 진리  (0) 2009.12.14
Wish to Exciting Life League Me2DAy  (0) 2009.12.12
누군가가 말했다.
' 저 사람은 정말 내 마음을 잘 이해해 줘. 어쩜 그렇게 내 마음 속을 속속들이 이해할까?'

그 '저 사람'이라 불리운 사람이 말했다.
'난 그저 고개만 끄덕이고 있었을 뿐이라네.'





누군가의 마음 골짜기까지 애써 동행하라



타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현대인들을 보며 철학자 마틴 부버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의 하나는 타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일’ 이라고.

마틴 부버의 잠언은 그저 시간이 좀 있어서 두 손을 놓은 채 흘려 들으라는 뜻이 아니다.

내 마음이 아무리 복잡할지라도, 없는 시간을 쪼개어, 진심으로, 전심으로
온 맘으로, 온몸으로 음침한 마음 골짜기까지 애써 동행하라는 말이다.



예담 『상처가 꽃이 되는 순서』중에서 


 
어쩌면 당신은 '이해'라고 불리우는 스스로가 만들어 상대에게 떠넘기는 테두리 안에서
그저 자신을 보호하고만 있으려는 건지도 모른다.


-한 친구와 전화기가 손난로가 되도록 통화한 후.-

'STORY > non ficti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MidNight Ride  (0) 2010.08.27
오컴의 면도날  (0) 2010.02.20
서울 공휴일 주차 허용 지역 안내  (2) 2009.11.14
막걸리 전성시대  (4) 2009.11.12
무엇이든지 가장 좋은 것이 되어라.  (2) 2009.10.2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