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군가를 동경한다는 것은 촛점이 미묘하게 맞지 않는 안경을 쓴 것과도 같다.



바꾸어 생각하자면

결국 누군가 나를 동경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 동경의 대상이 자신이 느끼는 자신과는 충분히 다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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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그 어느 누구도 상대하지 못했고
결코 이기지 못했던 체스의 대가가
체스를 그만두고 사라졌다.

그 이유에 대해 온 세상이 떠들썩했고
사람들은 그의 제자를 찾아가 물었다. 

그러자 제자가 말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제 생각에는 선생님께서는 체스가 지겨워지신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다시 물었다.
"체스는 그 수만 해도 수천 수만가지가 넘고 세상의 진리를 다 포함하고 있는데 어떻게 지겨워질 수가 있단 말입니까?"

그러자 제자가 웃으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체스는 결코 한번에 그 모든 수를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체스도 결국은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일정한 수순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전쟁을 시작하기 위한 포석과 참고 이겨내는 중반부 그리고 승리를 위한 체크 메이트입니다.
그래서 선생님께서는 똑같은 패턴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 하는 일에 지치신 것입니다.
결국 변하지 않는 목적지에 기대를 가지고 시작하지만
달라지지 않는 패턴에 따른 같은 결과만 나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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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품을 하며 버스에 올라 뒷문 바로 앞자리에 털썩 앉았습니다.
문이 여닫힐 때 마다 집 앞 정류장에서 내리면 꽤나 춥겠구나.. 라는 생각도 하고
대각선 건너편에 앉은 아가씨 머리에 촥 달라 붙어 있는 꽃모양 머리핀의 디자인도 구경하던 중

아마 진동 이어폰에서 라벨의 볼레로가 중간쯤 진행 되어 점점 격렬해 지기 시작했을 때 쯤 입니다.

아마 대치동이었을 겁니다.

아마 버스가 급브레이크를 밟아 정류장에 차를 세운 그 순간일겁니다.

창밖을 무심히 내다 보던 저는 어떤 아가씨와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

아마 십여년 정도 만에 처음 보는 것 일 것 입니다...
골목길 모퉁이를 돌면 행여 마주칠까 조바심을 내며
그 흔적을 찾아 헤맸던 어린 시절의 그 얼굴. 그 마음.

그 모든 것들이 둔기로 가슴을 치듯 확 떠오르게 만드는 그런 눈 빛.
왜 그리도 닮았던지 왜 그리도 익숙한 모습이었던지..

이윽고 버스는 출발했고...
저는 정류장에 그녀와 마주 보고 서 있었습니다.

그 아가씨는 왜 이른 아침부터 정류장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을까요..


삘렐레~ 뻴렐레~ 전화 벨이 울려 눈을 떴습니다.

전화기 시계는 5시 24분을 가르키고 있었고.
저는 20분 동안 꿈을 꾸었습니다.
휴.................................... ㅡ,.ㅡ;;;

하지만 아직도 왠지 가슴이 미어져 옵니다.


 
아침 최저 영하 십사도랍니다.
하품 잘못 하시면 혀가 얼어 붙을지도 모르니
길에서는 입 가만히 다물고 다닙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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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남자는 잠시 당혹해했다.

녹슨 듯한 위엄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스며 나오는 그녀가
우아한 팔동작으로 그 새하얀 손을 사용해서
남자의 눈 앞에 사탕을 내미는 것을 멍하니 보는데
그 내민 사탕의 높이가 남자의 턱 바로 아래쪽 그리고
미묘한 거리를 유지하며 어색하게 위치하여
순간 이 사탕을 손으로 받아야 하는 것인지
입을 벌리고 입안에 넣어주기를 기다려야 하는 것인지
망설여졌던 것이다.

찰나의 고민이 지나고 남자는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사탕을 먹지 않는다고 사양했다.

그러자 그녀는 부드러이 들고 있던 팔의 방향을 선회하여
사탕을 자신의 입에 넣고 오른쪽 볼로 달그락 소리를 내며 옮긴다음
'아쉽군요.' 라고 말을 해 다시한번 남자가 당황해 하도록 만들었다.

순간 번개가 번쩍이며 둘 사이를 새파랗게 갈라 놓았다.
두번째 번개가 칠 때 남자는 속으로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여덟 아홉에 이르렀을 때 천둥소리가 울리고
9초만에 천둥이 치면 구백미터 밖에서
구름이 충돌한 것인지 벼락이 내려친 것인지 고심하고 있을 때

여자는 입에 문 담배에 불을 붙이며 자신은 천둥소리는 괜찮은데
번개가 치면 몸이 찢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무서워진다고 했다.

'와인 한잔 하실래요? 좋은 건 아니지만 비가 오기 시작하면 몸이 추워질거예요.'
남자가 건네 받은 와인을 코에 가까이 하며 이건 와인이 아니라 꼬냑이라고 하자
'비운의 와인이죠. 마치 버번같이. 마치 당신 같기도 하고' 라며 잔을 들어 보인다.

다섯잔의 꼬냑을 마신 남자는 취기가 제법 올랐고 어느새 밖은 내리는 비로 장막이 펼쳐져 있었다.

섬세할 것 같았던 여자의 손길은 답답할 정도로 거칠었고
남자가 그 거칠음에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다 써서
자신의 유희는 거의 다 잊어갈 때 쯤 여자가 내뱉듯 몽롱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진짜가 아냐. 위스키도 될 수 없고 와인도 될 수 없는 세컨. 그래 파생품일 뿐이야.'
늘 생기는 찌꺼기를 다시 활용한 존재. 그래 바로 그게 당신이야.'
그래서 어쩌라는 거냐고 묻자. 여자는 묘한 미소를 입술에 올리면서
'어쩌라는 거냐라는 말도 당신이니까 할 수 있는 말이겠지. 찌꺼기가 무대에 올랐으니
뭘 해야할지도 모르고 스스로도 움직이지 못하네. 그렇게 다른데다 물어 볼 수 밖에 없으면
차라리 죽어. 그냥 없어지는게 더 나아.'

순간의 정적. 남자는 눈동자 하나 움직이지 않고 동작을 고정시켰다.
그리고 잠시 후 여전히 몽롱한 목소리로
'당신은 진짜가.. 아냐.' 라는 말의 운율에 맞춰 남자는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고
남자의 움직임이 멈췄을 때 여자의 소리도 멈췄다.

남자가 천천히 옷을 입고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한모금 마신 다음
여자를 침대에 반듯하게 눕혀 시트를 덮어 준 다음
가스 스토브를 켜고 플라스틱 파이프 몇개를 자르고
현관에서 여자의 우산 중 어두운 색 한가지를 골라 손에 들고
엘리베이터를 내려 여전히 빗줄기로 굵은 장막이 드리워진 세상으로 나가며 남자가 말했다.

'난 버번이 더 좋아.'


오분 후 도시는 소방차 사이렌 소리로 가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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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마저 눈을 질끈 감은
칠흑같이 깊은 어둠 속에
발목까지 쑤욱 밀어 넣어
솨아아아 대나무 숲 바람 소리 기억해내
한줌 숨을 몰아 내쉬며 춤사위를 시작한다.

곱디 고운 버선 코 끝에서 부터
수묵향 짙어 제대로 숨쉬기조차 안될
짙은 향이 피어올라
스치듯 내딛는 걸음 걸음마다
회한과 눈물이 깊게 스며든다.

손가락 끝 하나하나에 이야기가 방울 방울
휘둘리는 옷자락 자락에 툭 투둑 눈물자국 남기니
시선을 어디다 두어도
마주치는 시선은 내것이 아니네.

둥 둥 둥 둥 북소리가 점점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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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s is not here(상사가 없을때):

Boss is calling(상사가 호출할때):

In a meeting(회의시간):

Training(교육):

Tea break(커피 타임):

Before noon on weekend(주말 오전):

Ready for getting off work(퇴근준비):

Tomorrow is a holiday(내일은 휴일):

Got today's target from boss(상사의 타겟이 된 오늘):

Tough target(제대로 타켓이됨):

Find impossible to meet boss's requirement(상사가 무리한 요구를 할때) :

OT for 2hrs(연장근무 2시간):

OT for a whole night(밤새도록 연장근무):

Being notified to OT on weekends(주말근무까지 하게 됐을 때):

Meet with 'Sorry-I-Don't-Know'clients(무식한 고객을 상대할 때):

Made mistakes in work(일에서 실수할때):

Little achievement(작은 성과를 냈을때):

Frustrating things happens(당황스런 일이 발생했을때):

Finance person doesn't give the money(재무 담당자가 돈을 주지 않을때):

Being advised NO BONUS this year(보너스가 없다는 공지를 받을때):


-출처 : 불명

(찬새미님 블로그에서 사정없이 삼질해 옴 http://zoomlife.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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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정의에) 암살자였던 사람이 은둔하여
조용한 마을에서 공직의 삶을 살고 있는데

어느 날 그 마을에 이주해 온 한 사람이
마을의 불문율을 흔들어 분위기를 망치고 있습니다.

마을의 일부에서는 그 사람을 보고 손가락질을 하고
일부는 관조하고
그리고 일부는 집 모퉁이나 헛간에 그 사람과 함께 모여
기존의 마을의 모순에 대해 화를 냅니다.

이 암살자가 그 사람을 암살하면
마을에는 모두 혹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납득할 평화가 찾아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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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omicmall.naver.com/webtoon.nhn?m=detail&contentId=20853&no=207&page=1

아 배 아파;;;;;;;;;;;;;;;;;;;;;;;




-기왕이면 양수 만화를 링크를 걸어야 하는데 실컷 웃다가 찔끔 미안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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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그는 물었다.
네 가슴에 있는 그 세로로 나 있는 흉터는 무엇이냐고.
그녀는 자신의 앙가슴 약간 위쪽 라운드 티가 패여 보이는 곳에
슬쩍 손을 갖다대더니 좀 더 어렸을 때 수술을 한 자국이라고 대답을 한다.
그가 성형 수술은 같은 건 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리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하며 작은 애벌레라도 붙어 있는 듯한 크기의 붉은 흉터를
다시금 어루만진다.

언젠가 그가 자기보다 십년 정도 차이가 나는 어린 소녀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그 소녀의 손에 흉터가 있음을 보았다.
한번, 두번, 세번, 네번을 만나다가 그 만남이 몇번째인지 세지도 못하게 된 어느날
손을 살며시 잡고 네 손등에 있는 이 흉터는 무엇이냐고.
애써서 그러나 그리 완강하지는 않게 손을 빼면서 그냥 흔적이지 뭐 라고 대답한다.
그 흉터는 손등에 있는 모든 혈관을 따라 스테이플러로 짜집기를 해두기라도 한듯
가지런하게 줄 지어서 손목까지 이어져 있는데 흉터를 살짝 어루만질 때 마다 남자는 가슴이 아팠다.

남자는 언젠가 그녀와 처음으로 알몸으로 마주하게 되었을 때
문득 그녀의 양 손목에 깊게 패인 흉터를 보았다.
그것을 눈치 챈 그녀가 샤워를 막 끝내고 다시 침대에 누워 품으로 파고 들며
흉하지 않느냐고 물었을 때 남자는 대답했다.
네가 가진 시간에 대한 흔적인데 그럴리가 없다고.

남자가 촬영을 하다가 이상한 것을 느끼게 된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모델의 자세가 자꾸만 한쪽으로 치우치는데 의도적인 것 같다는 것.
급기야는 촬영을 중도에 그만두고 매니저와 코디등이 따라 붙어
새로운 합의가 이루어지고 나서야 힘들게 촬영을 끝냈다.
뒷풀이 자리에서 술이 얼큰하게 오른 모델이 나중에 개인적인 촬영을 부탁하고
남자는 왠지 미안한 마음에 흔쾌히 그러마고 대답을 했다.
한달여가 지나 그 모델의 세미누드를 뷰파인더 안에서 만나게 되었을 때
남자는 모델의 옆구리에서 오른쪽 허벅지로 이어진 깊게 패인 흉터를 보았다.
그날밤 소주를 마시던 자리에서 모델은 완전히 지우지 못할 바에는
그대로 남겨두고자 오기를 부리는 것이라고
하루는 후회를 하고 다음날은 슬퍼하고를 반복한다며 희미하게 웃어보이는 모습을 보며
남자는 다시금 소주잔에 술을 채워주었다.

술기운이 가시지 않아 붉게 변한 남자의 벗은 몸에 평소에는 보지 못했던
희미하거나 진한 흉터가 다리부터 팔 그리고니 얼굴에도
여기저기 가득한 것을 보고 그녀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의자 끝에 앉아 남자의 긴긴 고백성사 같은 이야기를 다 듣고난 그녀는
급기야 목을 놓아 엉엉 울었고 남자를 꼭 안아 주었다.
그로부터 한달 후 그녀는 남자를 떠났다.

남자는 다시 사진을 찍는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시간의 흔적을 담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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