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걸음 이어진 걸음 끝에
남겨진 하나의 문.



남겨온 발자국은 곧으나 어지럽고
열 수 있는 문은 두개이건만
보이는 문은 하나.



전혀 따스하지 않은 나트륨등의 도열.
밤이 흰머리가 되도록
걷고 또 걷고 돌아서서 걷고 또 걷고

두개의 그림자 눈을 비비면 한개의 그림자
희다 못해 파르스름 한 듯한 빛이
스며 나오는 창
밤을 샌 적 없건만 새버리는 날.
숨을 겨를도 없이 밝아 버리는 여명
태양에 내몰리면 타 버릴 듯 토악질 하며
서둘러 돌아온 그늘진 공간.


리듬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새소리
여름을 무색케 하며 뜨거운 머리를 식혀주는
눈치 없는 서늘한 아침  냉기
아파 죽겠다는데도 느끼라며 주책없이 뛰는 심장

그런 아침.


바람섬...에 가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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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쳐라.
니가 언제부터 그렇게 살았다고.

말을 말로 떼우려드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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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알았던 아가씨는 밥을 할 때 장미 꽃잎을 가끔 넣는다 하더라.
비빔밥일 때도 넣긴 하지만 밥을 지을 때 넣기 위해서
쌀을 씻는 동안 장미 꽃잎 한잎을 입에 넣고 오물오물 하면
그 알사하고 씁쓸한 맛이 입안에 향기가득 머금고 퍼지는데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고
그렇게 지은 밥은 김치 한 쪽 놓고 먹어도 황후의 만찬이 된다고 하더라..

장미 꽃잎 사진을 보다가 문득 떠 오른 그 때의 이야기에
그냥 장미꽃잎 차 한잔 쉽게 먹기 팁 하나.

집에 들어가다가 동네에 흐드러지게 핀 장미가 보이걸랑
주인 한테는 조금 미안하지만 한송이 똑 따다가..
(양심에 찔리걸랑 꽃집에서 장식하지 말고 한송이 사셔서.. ㅡ.,ㅡ;; )

꽃잎을 한잎 한잎 낱낱이 뜯어
차가운 물에 깨끗이 씻어준다.
물론 박박 문지르면 안되고 수도를 틀어놓고
적당한 시간 동안 수압과 흐름에 씻겨내 주는게 최고.

꽃잎 차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작은 찻잔.
익숙한 사람은 좀 크다 싶은 머그컵 정도에

물기를 탈탈 털어낸 잎을 담는데

작은 찻잔에는 2,3잎 정도
큰 머그컵에는 6,7잎 정도를 담아
팔팔 끓인 온수(팔팔 끓였는데 온수라 그러니 이상하다 ㅡ.,ㅡ;;; 열수라 해야하나;;)를
가득 부어 약 4분정도 기다리면 꽃잎이 붉은색이 빠지면서 갈색 검은색으로 차 변한다.

물양에 따라 다 다르겠지만
되도록이면 검은색이 되기 전에 마시는게 좋고
시간 기준은 약 3분 정도라고 생각하자.

물이 뜨거우면 뜨거울 수록 처음에 나오는 향이 짙고 맛이 세다는 점은 미리 생각하고
너무 진한 향과 맛이 싫으면 처음부터 물의 온도를 조절해서 붓거나
적당 시간 우려낸 다음 잎을 건져내고 좀 기다렸다 마셔도 된다.


그 외에 다양한 변형법 몇가지.

위 방법으로 우려낼 때 양을 몇배로 해서 식힌 다음
얼음을 담아 아이스 티로 즐겨도 되고
한여름 몸에 열이 너무 오르거나 변비 숙취시에도 음용하면 이득.

잎을 20장 정도 넣고 검게 될때 까지 우려낸 다음
목욕물에 넣어 씻으면 로즈에센스 효과도 생김.
(근데 솔직히 이건 해 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효과는 있겠지만 20장 정도로 될까? 과연?
물론... 쓰잘데기 없이 물위에 뿌리는 것 보다야 훨씬 낫겠지만..)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아 장미 꽃잎을 그냥 뿌려두면 성분과 향이 용해 되는데
시간이 많이 많이 걸린다는 말씀. 뿌뿌~

여튼..

소화불량이나 변비에도 좋고 현기증 구토 등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확실히 몸에서 실감하는 건 긴장완화에 좋기는 한데
꽃잎차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혹은 잘못된 꽃잎으로 잘못 만들면) 그 향과 맛에 되려 긴장할 수도;;;

여튼..2

과유불급. 이라 했으니
욕심내서 왕창 왕창 넣고 팔팔팔팔 끓이지 말고
조금의 양으로 살짝 살짝 배분해서 좋은 교차점을 찾아 자신에게 적당한 향과 맛을 구하도록 하자.


바람마저 낮게 울고 지나가는 계곡을
몇날 몇밤을 지세우며
일백일을 꼬박채워
파르스름 하게 밝혀 오던 달빛은

입꼬리는 올라가 있는데
눈꼬리는 무심하기만 하니
계곡은 하나씩 하나씩 손에서 놓쳐

어김없이 들이 닥치듯 밀고 들어오는
태양빛 앞에 결국 계곡은 숨을 토해내고
계곡의 숨결마저 말려 버리는 그 잔인함에
몸서리치며 잠식되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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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최소한 이것이 가지는 다각적인 의미 정도는 알아야 한다.

세상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 보다 좁다.
당신이 생각지 못한 그 세상 조차도..

쏟아낸 말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사라진 것은 아니다.
돌아서 보면 바닥에 쓸리고 깍여 두눈 벌겋게 뜨고 따라 붙는 말의 상념들.


자 이제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할 회복을 바라는 관용조차도 생기지 않는다.


아무튼
이 낡고 헤진 담요는
그 길이 조차 짧아
발을 덮으면 얼굴이
얼굴을 덮으면 발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비참한 상황이라

발을 버리고 독감에 걸려 살거나
얼굴을 버려 수치심에 묻히던가

그도 아니면 버리고 새 담요를 구해 길이 들 때까지
피부를 벗겨내며 사는 수 밖에 없는게다
어찌해도 진실은 드러나고
사실과는 아무 상관없이 빌어먹을 세상 같이 보이는건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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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미어져 숨 쉬기조차 거북하다.
차라리 터져버리면 시원하겠건만
터지지 않는 가슴 부여 안고
끅끅 트림 같은 소리만
머리 속에 가득 토해낸다.



















다시 보지 못할 그의 웃음을 상기 시켜주는
전화를 아침에 받고 찾아 가지도 못할 무덤에
그의 동생과 말로만 기려주었다.
비록 흩날려 사라질 말일 뿐이고
일년에 한번 기억해 낼 웃음소리.

짧지 않은 전화를 끊고
배게 속에 얼굴을 파 묻으니
위이잉 귀 속에 이명음이 들린다.

마치 너의 웃음 소리인 것 마냥
피식 웃으며 잠을 청해본다.














이제 옷을 입고 다시 길에 나서야 하건만
왠지 운전대를 잡는 것이 불안하다.
길 위에 올라서면 또 무엇이 날 기다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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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말하길
자신 주변은 대부분 성실하지 않은데
당신은 유달리 성실한 타입이다. 라고 한다.

원래의 모습이란 이야길 가끔 들었던 적이 있다.
사람이 변하면 그동안 자신들의 기억에 있던 모습을 두고
현재의 그 사람에게 원래 라는 말을 마치 접두어 마냥 붙여 이야길 시작하는데
그 원래가 본연이라던가 진실이란 것에 속하지는 않겠지만
왠지 지금의 모습이 거짓이 되는 것만 같아
이따금씩은 씁쓸한 마음이 들 때도 없지않아 있다.

물론 그런 말을 듣게 된다 라는 것은
나에게서 과거의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거나 혹은
과거에 그들에게 익숙했던 모습에서 변하는 과정이
안쓰러워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일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결국은 면면에 대한 이야기 이고
당신이 말 하는 원래 라는 모습이 실은
완전한 자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말하고 있는 당신 눈에 맞추어진 모습이란 것.
결국 이렇거나 저렇기도 한 폭에 허용은 좁기만한 것이다.

성실하다.
지고지순하다.
충실하고 열심이다.
라는 말은 일단은 그래프로 그려보면
좋은 쪽에 해당한다.
그러나 좋은 쪽이란 것이 옳은 것만은 아닐 것.

옳은 것이 좋다고 볼 수도 없겠으나
길이 이쯤 되고 보면
목적지는 분명하게 정해져 있으나
틀 지워지지 않은 이 길에서
어쩌면 사실 나에게도 작기만 했던 옷일지도 모르겠다 생각 되어져
내가 어떤 발걸음을 내딛게 될지는 이미 자명하게 보인다.

문두에 내게 말을 건넨 사람이 30%의 면모만이라도 드러내면 좋겠다고 한다.

물론 이 사람을 포함해서 과거의 모습이 그립다 라던가
본래의 혹은 원래의 그 무엇을 다시 보여달라고 말을 하는 사람들을 대하면
늘 궁금하다. 과연 그 원래 혹은 본래라는 것에 대해서
그들은 얼마나 순수하게 이해를 하였고 그 감당은 어떻게 하려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그래 사람이 진심으로 대한다고 말을 할 때는
그 사람 자체가 진실되어야 할 것.

그것이 여과없이 내키는 데로. 라는 의미는 결코 아니겠으나
상대의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가면은
상대가 증오의 대상이 아닌 다음에야 곤란하지 않겠는가.
그 사람에게 좋은 것을 주기 위해
자신이 그릇되어져서는 안된다.

이 길조차도 어쩌면 자신의 틀에 맞지 않아 이내 삐걱대는 소리를 낼 수도 있겠지만
어쩌겠는가 날아오른 새는 뒤돌아 보지 않는다. 다시 착륙할 때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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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마저 눈을 질끈 감은
칠흑같이 깊은 어둠 속에
발목까지 쑤욱 밀어 넣어
솨아아아 대나무 숲 바람 소리 기억해내
한줌 숨을 몰아 내쉬며 춤사위를 시작한다.

곱디 고운 버선 코 끝에서 부터
수묵향 짙어 제대로 숨쉬기조차 안될
짙은 향이 피어올라
스치듯 내딛는 걸음 걸음마다
회한과 눈물이 깊게 스며든다.

손가락 끝 하나하나에 이야기가 방울 방울
휘둘리는 옷자락 자락에 툭 투둑 눈물자국 남기니
시선을 어디다 두어도
마주치는 시선은 내것이 아니네.

둥 둥 둥 둥 북소리가 점점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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