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일본식 라멘을 먹고 싶다면 갈 곳이 빤히 정해져 있었지만
지금은 자신이 어디를 가야할지 어떤 라멘을 먹을지 등에 따라 천차만별.
그런 의미에서 지금 홍대는 '라멘' 전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라멘 뿐만이 아니라 돈부리와 돈까스 그리고 고로오시등도 그 일선에 서 있는 상태.

언젠가 늦은 밤 홍대 거리를 지나는데 친구가 말 하길
이시간의 홍대 거리를 보고 있으니 마치 카오산 로드와 도쿄를 합쳐놓은 것 같다는 말을 한다.
과거의 홍대는 이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딱히 불만인 것은 아니지만 
좋았던 것이 더이상 보이지 않는다는 면에서 이 변화들은 좀 아쉬운 구석이 많다.

이야기가 옆길로 샜다.

여러 가게들 중 오늘은 멘야도쿄를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사진은 내부에서 밖을 찍었으나 보기 편하시라고 뒤집었다. ㅡ.,ㅡa

홍대 정문으로 올라가는 대로를 따라가다 좌측 국민은행 우측 하겐다즈를 발견하면
그 옆 옆 옆 옆 옆 옆 (맞나?) 에 위치해 있다.

소유라멘

일본라멘은 우리나라의 그것과는 달리 기본이 생면과 우려낸 국물에 그 포인트가 있다는 것은 이제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렇다는 것은 국물을 얼마나 잘 우려냈느냐와 생면에 그 맛이 잘 어우러지는 가 그리고 고명의 조화가 중요한데
멘야도쿄의 경우 생면의 식감이 무척 특이하다.

정통 일본식이라는 기준은 잘 모르겠으니 넘어가더라도
그냥 밀가루 반죽한 생면이라기 보다는 파스타면 중 스파게티 같다고나 할까..

특히나 소유라멘의 면발은 탱글탱글한 느낌이 특이하고 재미있다. (물론 주방에서 그 날 나의 것만 저렇게 만들어 준 것일지도 모른다..;; )

돈코츠 라멘

돈코츠는 돼지뼈 사골국물이라 보면 되는데 아.. 정말 참 잘 우려냈구나 싶을 정도로 깊은 맛을 내 주었다.
그리고 소유면과는 다른 면을 사용하여 국물의 어우러짐을 다르게 끌어낸 것이 무척 좋았다.

소유라멘에 다진 마늘 뿌리기

다진 마늘은 국물의 맛을 깊게 하고 단맛을 이끌어낸다는 것을 기억하자.
일본 특유의 느끼함?을 감당키 어렵다는 김치를 섞는 것 보다는 우선 다진 마늘을 넣어보자.

멘야도쿄는 자기가 직접 마늘을 핸드 프레스 기를 가지고 꾸우우욱 눌러 다져 넣도록 구비해 두고 있다.
잘못하면 튈지도 모르니 조심 조심.

마지막으로 볶음밥.

밥알이 낱낱이 잘 코팅 되어 그 맛이 무척 담백하고 훌륭하다. 양도 만만치 않은 편이라 좋았지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고기가 제멋대로 부서져 들어있는 종류라 입안에 씹히는 맛이 다른 재료들과 크게 구분되지 않는다는 점.
물론 일일이 손질한 고기를 바라는 것은 보통의 식당에서 이정도의 가격에서 마냥 바라기에는
필자의 생각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은 잘알고 있지만 그래도 달리 트집 잡을 게 없으니 이 정도는 봐주기 바란다.

가격은 6천원에서부터 시작.

'다음'에서 그냥 멘야도쿄라고 검색해서 나오는 지도 위치는 미묘하게 틀리는 것 같음.
건물이 오르막에 위치해 있어서 이쪽에서 보면 1층인 곳이 저쪽에서 보면 지하인 형태라 모호하긴 하지만
홍대 입구 올라가는 대로변, 국민은행 우측 하겐다즈 옆 옆 옆 옆 옆 옆 옆 옆 '81번옥' 옆에 위치해 있으니
건물 안쪽으로 깊숙히 들어가도록 하자.

추신 : 우리나라의 간장과 일본의 간장은 그 맛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은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그 짠맛의 형태는 그렇다쳐도 그 정도는 요즘들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돈부리 잘한다는 곳도 명물이라 불리는 모 처도
짠 것이 당연하다는 듯 당연하게 엄청난 짠맛을 구사 하는데
한국인의 입맛에 굳이 맞추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최소한 정통의 짠맛 또한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사람들의 '와와 정통 일본식의 맛' 이라고 하는 외침에는 조금 당혹스럽기도 하다.

그런면에서 멘야도쿄의 맛이 조금은 더 낫다 싶기도 하다.

뭐 아직 가보아야 할 일본라멘과 돈부리 돈까스 등등의 집은 많고도 많지만 말이다.



 0도.

세상도.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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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 꽃잎 드셔 보신 분 계십니까?
그 쌉싸름하면서도 달콤한 느낌을 아십니까?

벚꽃나무 아래서 술 한잔 해 보신 분 계십니까?
바람 불어 꽃잎이 눈 내리듯 날려 술 잔에 사뿐 내려 앉는 모습에 허허 웃어 보신 경험이 있으십니까?

목련의 그 진하고 농밀한 향을 기억하시는 분 계십니까?
너무나도 진한 농밀함에 취해 골목 모서리에 잠시 서 있어 본 적 있으십니까?

4월. 드디어 서울에도 목련이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이제서야 봄이 왔구나 하고 카메라 들어 다가가지만
남쪽 고향 동네 어귀에서 숨막힐 듯한 농밀한 향기 내뿜으며 감싸 안아주던 그 목련도
그 아카시아도 아닌듯, 그 향이 그 두근거림이 느껴지지 않아 인사조차 못한
조금.. 서운한 오후 입니다.

이러다 비라도 한방울 뿌릴라치면
아쉬움 가득 머금고 남김없이 다 떨어져 갈색으로 변할텐데..

향기가.. 향기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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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수화기를 들고 너를 사랑해 눈물을 흘리며 말해도 아무도 대답하지 않고 야윈 두손에 외로운 동전 두개 뿐
-015B 곡 中 -




낮은 울림이 있는 철판을 딛고 올라서면
공중전화 부스만이 가진
푸르스름한 색의 여리고 약하기만 한 불빛 속으로 들어선다.

일렁일렁이는 불빛 아래서
주머니를 뒤적여 꺼낸 동전 두닢. (아아 빌어먹을 저건 카드로군)
을 구멍 안으로 천천히 굴려 넣으면
데굴 텅 데굴 텅 마음이 같이 굴러 떨어지는 것 같다.

때가 가득 낀 수화기에서는
수없이 스쳐 지나간 사람들의 한숨 냄새가
조용히 고개를 들어 내 목소리를 기다린다.

선고와도 같은 시간을 기다려 남은 것은
차갑게 식은 동전 두개
한숨 소리 같은 공허함.

혹은

일렁 일렁이는 불빛
일렁 일렁이는 마음
일렁 일렁이는 눈물.


그 밤.
그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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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바래다주고 돌아오다 문득 촬영.
삼각대도 없으니 조리개를 조이는 것은 포기하고 적당히 적당히..

그런데 롯데월드는 무슨 생각으로 저기에 조명을 푸르스름하게 설정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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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필자는 매운 맛을 무척 좋아한다는 것을 미리 밝혀 두겠습니다.

타바스코 3종세트를 들고 다니며 모든 음식에 넣어 먹은 적도 있습니다.


비빔밥을 만들다 발견한 누나가 사다 놓은 소스.
달리 만들기도 귀찮기도 했고 그림이야 아 맵다는 뜻이구나 하고는
Garlic 이란 단어 하나에 얼씨구나 하고 뚜껑을 열었습니다.
비빔밥에 그냥 부으려다 문득 떠오른 경고문 같은 누나의 입맛.

(누나는 매운 맛을 엄청 좋아합니다. 아니 정확히는 남들에게 매운 맛이 누나에게는 담백한 정도입니다.)


이미 병을 기울이고 있던 상황이라 잽싸게 티스푼을 꺼내 떨어지는 소스를 받았습니다.
뭐 결과적으로는 반도 안되게 살짝 부었습니다. 정말 절반도 안되는 조금의 양입니다.

밥에 놓고 쓱쓱 비볐죠...

반도 안되는 양에 강하게 풍겨 나오는 매운향.
이럴 경우 향이 너무 강해서 밥을 먹기가 어렵다는 것은 익히 잘알고 있기에
더 부을 생각은 결코 하지 않고 밥은 한 술 더 놨습니다.

으아악 이거 뭐지!? 대체 원재료가 뭐야?!!!!!!!!!!!!!!!!

잠시 후 결국 남은 한술은 버렸습니다. ㅡ.,ㅡ;; 열심히 농사 지어주신 분들께 너무나도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ㅜㅜ 휴..............

그로부터 약 두시간동안 속이 쓰려서.. 속이 쓰려서........ 혈압도 오르고... 땀나고...

정신을 좀 차린 다음 다시 그 병을 집었습니다.


보이십니까 빨간 밑줄...

내가 미쳤지.. 하바네로를 그냥 먹다니............ ㅜㅜ

참고로 하바네로를 먹으면 어떻게 되는지 외국의 사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http://tvpot.daum.net/clip/ClipViewByVid.do?vid=cDl_e54LpJs$

이런 사례도 있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bLBakJ_IPXY&feature=player_embedded

(위 동영상은 http://blog.daum.net/neopet71/14881400 이 블로그 글에서 퍼 왔습니다.)


이런 저런 정보를 찾다보니 이런 것도 있군요.


사실 타이고추 같은 경우에는 맵기는 엄청 매워도 뒤끝이 없고 개운한 느낌마저 듭니다.
우리네 청양고추와 그 매운 맛의 형태가 비슷하기도 하지요.

그런데 하바네로와 졸로키아는 휴............ 이거 즐겨 드시는 분 계신가요..;;;
이 두 가지는 왜 사람을 두고 두고 끝까지 맛이든 향이든 몸 안과 머리속을 헤집고 다니면서 괴롭히는 걸까요;;;

 
이 이야기를 누나에게 하니
"야 나 그거 살 때 가판대에 보니 '티스푼 하나면 살인도 할 수 있습니다.' 라고 적혀 있더라." 라고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말하는군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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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 드라이브에서 네 사진을 지우니 먼저 12개월이 천천히 사라지더라.
남은 사진을 다 지우려 하니 내 인생도 같이 사라지려 하는구나.

뭐가 이리 많은 거니.. 다 지우지도 못하게 ...

니트 스웨터 짜듯 잘 살았었구나 하고 기뻐해야 할까
참 지랄 맞구나 하고 슬퍼해야 할까..

늘어나는 사용 가능한 용량,
줄어드는 사용중인 용량을 보며

혼자 피식 피식 웃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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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군가를 동경한다는 것은 촛점이 미묘하게 맞지 않는 안경을 쓴 것과도 같다.



바꾸어 생각하자면

결국 누군가 나를 동경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 동경의 대상이 자신이 느끼는 자신과는 충분히 다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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