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시작된 바람의 난동은
마을 골목 골목을 흝고 지나며
황금빛 은행나무 잎을 다 털어 버렸다.

마치 비상 순찰이라도 돌듯
빠르고 강력한 몸짓으로
여기저기에 몰려 있던
계절의 정령들을 몰아내고
 
그렇게 쫓기듯 몰려난
계절의 정령들은 집 앞 공원 그네 아래
황금빛 잎들이 춤을 추는 모래바닥에
무릎을 마주 대고 웅크리고 모여 앉아
회갈색으로 굳어간다.

갑자기 마음에 겨울이 내려 앉고
온기가 사라진 손을 하늘에 들어
달빛에 내밀어 보지만
차갑게 식은 손은 바람만이 핥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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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 않은 병원밥 먹기를 끝내고 칩거한지 두 달.

거래처에서는 언제 돌아오냐고 난리?고..
사무실에서는 완전히 나아서 돌아오라고 난리?다.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가는 조직이라는 것은 감사하고
(감사해 할 때 문제 있을 때도 잘하고 제발 찾지는 말아줘라.)

가을 하늘 사라지기 전에 어여 오라는 위로도 고맙고
새로운 맛의 향연을 보여주겠다는 격려도 참 행복하다.
물론 자기 맛있는 거 사줘야 하니 어여 오라는 말은 한쪽 귀로 흘러야 하겠으나.. ㅡ.,ㅡ;;

그런 사람들이 있어 관계에 관계를 이어 나의 존재를 입증하기에 감사하다.

자칫 포기당했을지도 모를 이 삶이라는 것을
내가 놓치 않게 당신께서 꽉 잡아 주셨음이 너무나도 감사하여
지금은 동떨어져 있는 바깥 세상이고
지금은 조심스러운 내 삶이지만

여유를 가지고 충실히 살겠노라고 다시한번 약속 드린다.

이번 주 내내 불충한 아들 때문에 고생한 부모님을 좀 더 챙겨 드릴테고
다음 주에는 다시 그 정신없을 세상에 발을 들인다.

먹고 싶은 것도 많고
보고 싶은 것도 많고
만나고픈 사람도 많다.

그들에게서 들어보리라
진정 감사함담고 그리움을 가득 안고 나타날
내 얼굴이 어떻게 보이는지.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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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있는 것 알고 있지만
확인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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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좀 가르쳐 주세요.

아침 점심 저녁 중에 왜 점심(點心) 만 한자로 되어 있나요?

그럼 점심은 순 우리말이 없는건가요?

아니면 아침과 저녁이 한자가 따로 있는 것인가요?



---------------------------------------------------------

 
트위터 @ 님께서 다음과 같이 깨달음을 주셨습니다.
식사를 의미하는 점심(點心)만 한자로 되어있는 이유는
이 말이 본래에는 없던 말인데
불교용어에서 민간으로 전파되며
새로 만들어진 말이기 때문입니다.
하루 세 끼니 챙기는 건 역사적으론 최근의 일입니다. ^^

---------------------------------------------------------

라고 알려 주셨습니다.

깨달음과 흥미진진한 찾을 거리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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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내밀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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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길에 올라 폐부 깊숙히
오랜시간 축적된 수은 마냥
무겁게 고여있던 상념을 조용히 흘려보내다..

사박 사박 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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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누이가 타박 타박 길을 걷는다.
오빠인 듯 보이는 아이가 동생을
도로 바깥쪽에서 걷도록 자리를 바꾸는 모습이 절로 미소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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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람이 옷을 갈아 입으면
가을도 함께 외출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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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깔고 나니 어머니께서 할머니께
'맨날 볶음밥 해 먹이던 손주 왔네. 좋겠다.' 하신다.

정말 얼마나 그렇게 김치 볶음밥을 잘 해 먹이셨던지..

그 덕에 지금도 난 김치 볶음밥에 대해서는 우수한 실력을 자랑하는가!!??


이런 저런 일로 인해서 오늘 할머니를 뵈러
군위 가톨릭 묘원에 갈 수가 없어서
이틀 일찍 어머니랑 다녀왔다.

완치되지 않은 아들 몸 상태를 걱정하셔서
그냥 집에 있으라고, 데리고 가시지 않으시려 했지만
무심한 표정을 들이대며 결국 동행.
제사를 미리 올리고 왔다.

(카메라를 들고 다닐 상황은 아니어서 아이폰 3GS로 몇장 찍어 올려본다. )

할머니 생전에 좋아하셨던 양담배도 들고 가고..
작년에는 집에 두고 가는 바람에 불도 못붙여 드렸는데
올해는 한개피 잘 챙겨 왔다고 생각했건만
알고보니 외할아버지랑 합장이시라 두개피가 필요했다;;;

내려오는 길에 큰이모 산소도 잠깐 들렀다.

묘원 입구에서 늘 큰 그늘 안겨다 주는 나무 한그루.

묘원 입구.


가톨릭 묘원 풍경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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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보내줘. 제발..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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