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부산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밤 샌 어느 일요일 오전
기차를 타고 부산을 갔다.

부산에 사는 친한 동생 하나와
밤을 새고 지쳐버린 동생을 들여보내고

역으로 가려던 택시를 돌려
광안리로 갔다.

해변가 입구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을 산 다음

거친 바람이 일고 있는 해변으로 들어섰다.

파도가 미치는 끝자락에 서서
마침 구름 사이로 고개를 내 민 햇볓이
수평선을 따라 은빛 궤적을 찬란히 뻗히고

귀에는 거센 바람소리와 파도소리 뿐.

문득 누군가 이렇게 서 있는 내 뒷모습을 찍어주었으면 하고 바랐다.

내 시간의 마지막일 것 같은 느낌이 가득했던 어느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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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깔고 나니 어머니께서 할머니께
'맨날 볶음밥 해 먹이던 손주 왔네. 좋겠다.' 하신다.

정말 얼마나 그렇게 김치 볶음밥을 잘 해 먹이셨던지..

그 덕에 지금도 난 김치 볶음밥에 대해서는 우수한 실력을 자랑하는가!!??


이런 저런 일로 인해서 오늘 할머니를 뵈러
군위 가톨릭 묘원에 갈 수가 없어서
이틀 일찍 어머니랑 다녀왔다.

완치되지 않은 아들 몸 상태를 걱정하셔서
그냥 집에 있으라고, 데리고 가시지 않으시려 했지만
무심한 표정을 들이대며 결국 동행.
제사를 미리 올리고 왔다.

(카메라를 들고 다닐 상황은 아니어서 아이폰 3GS로 몇장 찍어 올려본다. )

할머니 생전에 좋아하셨던 양담배도 들고 가고..
작년에는 집에 두고 가는 바람에 불도 못붙여 드렸는데
올해는 한개피 잘 챙겨 왔다고 생각했건만
알고보니 외할아버지랑 합장이시라 두개피가 필요했다;;;

내려오는 길에 큰이모 산소도 잠깐 들렀다.

묘원 입구에서 늘 큰 그늘 안겨다 주는 나무 한그루.

묘원 입구.


가톨릭 묘원 풍경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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