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부산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밤 샌 어느 일요일 오전
기차를 타고 부산을 갔다.

부산에 사는 친한 동생 하나와
밤을 새고 지쳐버린 동생을 들여보내고

역으로 가려던 택시를 돌려
광안리로 갔다.

해변가 입구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을 산 다음

거친 바람이 일고 있는 해변으로 들어섰다.

파도가 미치는 끝자락에 서서
마침 구름 사이로 고개를 내 민 햇볓이
수평선을 따라 은빛 궤적을 찬란히 뻗히고

귀에는 거센 바람소리와 파도소리 뿐.

문득 누군가 이렇게 서 있는 내 뒷모습을 찍어주었으면 하고 바랐다.

내 시간의 마지막일 것 같은 느낌이 가득했던 어느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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