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사진을 찍어야지. 라는 마음은
마치 인식하지 못했던 지방간 마냥 비대해져 버린 귀찮음이
감성이고 열정이고 다 묻어 버리고 매일 마음만 상상만 하다가
어느 낯선 아가씨의 절묘한 타이밍의 제안으로 인해 이루어지게 되었다.







정강이 까지 푹푹 빠지는 눈밭을 어그부츠 신었다며 뛰어 다니는 아가씨의 족적을 따라
구두 하나 달랑 신고 족적을 되밟으며 따르는데
뿌드득 뿌드득 발 바닥 아래서 부서져 가는 눈소리가 중저음으로 굵어져 가면 갈수록
점점 마음 속에서 뜨거운 열기가 치밀어 오른다.

손가락 끝이 발 전체에 감각이 둔해져 가는 정도에 딱 정비례 하듯
아랫배 깊숙한 곳에서 부터 올라와 머릿속을 하얗게 헤집으려 덤벼드는 충동이
사뭇 스릴 있고 즐겁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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