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필 때 - 송기원


지나온 어느 순간인들
꽃이 아닌 적이 있으랴.

어리석도다
내 눈이여.
삶의 굽이굽이, 오지게
흐드러진 꽃들을

단 한번도 보지 못하고
지나쳤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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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4월 어느 봄날의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
벚꽃잎 가득 날리는 고향 동네 입구의 길목이 떠올랐습니다.
차창 밖으로 눈보라 치듯 하얀색 꽃잎이 휘몰아 치고
창 밖으로 손내밀어 살풋 손바닥에 꽃잎이 떨어지는 상상을 해 봅니다.

오는 봄에는 벚꽃잎 가득 모아
한 줌은 코팅지에 넣어 책갈피도 만들고
한 줌은 꾹꾹 눌러 편지지에라도 붙여 보아야겠다고
슬쩍 생각만 해 봅니다.

찬 바람 부는 겨울 새벽.
고양이 울음 소리마저 잠든 시간에
담배 연기 한모금 어느 골목길에 남겨 두고
쓸데없는 생각만 주머니에 담고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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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고 따스한 오후.. 가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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