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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day written

2010년 11월 8일 밤 열한시 사십이분. 바람이..


아침부터 시작된 바람의 난동은
마을 골목 골목을 흝고 지나며
황금빛 은행나무 잎을 다 털어 버렸다.

마치 비상 순찰이라도 돌듯
빠르고 강력한 몸짓으로
여기저기에 몰려 있던
계절의 정령들을 몰아내고
 
그렇게 쫓기듯 몰려난
계절의 정령들은 집 앞 공원 그네 아래
황금빛 잎들이 춤을 추는 모래바닥에
무릎을 마주 대고 웅크리고 모여 앉아
회갈색으로 굳어간다.

갑자기 마음에 겨울이 내려 앉고
온기가 사라진 손을 하늘에 들어
달빛에 내밀어 보지만
차갑게 식은 손은 바람만이 핥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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