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에 들어왔다.
진고동색 나무 계단 위
아무도 밟지 않은 눈을 뽀득 뽀드득 밟으며
괜시리 미끄러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스스로 발동시켜
조심 조심 걸어 내려와 아무도 없는 스튜디오 문 앞에 섰다.

건물 밖의 거리의 소리가 간간히 들려 오지만
신기하게도 눈이 내려 세상에 쌓이기 시작하면
눈은 세상의 소리를 꾸울꺽. 삼켜버리는 것만 같다.

어느 세상 어느 새벽 함박눈이 쌓이는 소리를 기억하고 있다.
그때에도 눈은 온 대지의 온 세상의 소리를 지 혼자 집어 삼켜
내게 내 목소리만 들어 나만 바라봐.. 라고 말을 한 건지도 모르겠다.
욕심쟁이 같으니라고.. ㅡ.ㅡ;;

어쩐지 세상의 외로움은 모조리다 이 계단 아래 좁은 공간안에 모여버린 것만 같았다.
눈에 보이지도 향기도 움직임 조차도 없게
꽉 밀도 있게 차 올라 부드러운 죽음으로 이끌고 있는 것만 같았다.

담배를 한대 빼물고 카메라를 들어 물기 어린 눈에 들어온 그 모습을
문 모서리에 기대 쪼그리고 앉아 찰칵. 한컷을 담아 본다.

자 모두들.. 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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