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소리가 마치 산 넘어 꽝. 꽝. 울려대는 대포 소리처럼
묵직하게 하늘을 울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창밖을 내다 보았다.

어제 밤은 공기가 너무나도 청명하고 시려 눈물이 날 것 같더니
이 새벽은 왠지 두려움과 외로움에 소름이 돋게 만드는구나.

샤워를 끝내고 아무도 없는 빈집 빈방에 이불을 깔고
알몸으로 기어 들어가 애벌레 마냥 몸을 잔뜩 움츠리고 누워본다.

차가운 이불의 감촉과 무거운 몸은 마치
처음 술에 취한 그날의 내 방 내 침대 같이
아래로 아래로 빠른 속도로 가라 앉는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방에서
아무 이유 없이 흠칫 놀라 이불을 어깨 위로 머리 위로 끌어 올려 덮는다.

곧 해가 뜨리라.
곧 아침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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