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작년 오늘 무슨 사진을 올렸을까 하고 보았더니
그저 끄적임에 아래 글이 남겨져 있다.



길고 긴 걸음 이어진 걸음 끝에
남겨진 하나의 문.

남겨온 발자국은 곧으나 어지럽고
열 수 있는 문은 두개이건만
보이는 문은 하나.

전혀 따스하지 않은 나트륨등의 도열.
밤이 흰머리가 되도록
걷고 또 걷고 돌아서서 걷고 또 걷고

두개의 그림자 눈을 비비면 한개의 그림자
희다 못해 파르스름 한 듯한 빛이
스며 나오는 창
밤을 샌 적 없건만 새버리는 날.
숨을 겨를도 없이 밝아 버리는 여명
태양에 내몰리면 타 버릴 듯 토악질 하며
서둘러 돌아온 그늘진 공간.

리듬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새소리
여름을 무색케 하며 뜨거운 머리를 식혀주는
눈치 없는 서늘한 아침  냉기
아파 죽겠다는데도 느끼라며 주책없이 뛰는 심장

그런 아침.


바람섬...에 가고 싶어졌다.

-----------------------------

음... 난 도대체 뭘 하고 있었던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피식 웃어버렸다.

ㅋㅋㅋ 씁쓸하게 비 내리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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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리 친하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큰 부담 없이 꽤나 좋다 좋다 해주는 어린 친구에게서
오래간만에 오버 같기는 하지만 그립다며 안부를 묻는 문자가 왔다.

사실 어디에선가 누군가 날 그리워 해 준다는 것은
가만히 생각해 보면 참으로 고마운 일이 아닐까 싶어
그러하다고 대답을 했는데
사람 살아가는게 보통은 그렇듯
그 말에 이은 답장이 사는게 재미도 없고 열등감만 쌓인다며
쓸데 없는 얘기를 해서 미안하다고 하더라.
거기에 좋아하는 일 하면서 걱정도 없지 않느냐며
자신과 내리 비교를 하고 있는데...

보통 이 정도면 예의가 바른게 아니라
괜한 눈치를 많이 보는 타입이라 짐작할 수 있는데

나 역시도 그런 눈치를 잘 보는 편이고
사람 마음이 오죽하면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가늠해 보면
껴안지 못할 것도 없지 않을까.

나라고 다를 것도 없고 당신과 똑같이 걱정하고 열등감 느끼기도 하며 산다.
다만 그런 과정을 거치며 다 찾아 들어가는 것 아니겠느냐.
게다가 사기저하 되고 열등감 느끼고 우울한 상태라면
잘 생각해보라. 그렇다는 이야기는 당신은 원래 사기 높고
걱정 없고 즐거운 사람이라는 말이 되니까
원래의 자신을  잃어 버리지 말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런 이야기를 문자로 나누었는데...

잠시 후 고맙다며 하는 말이
너 왜그래가 아니고 나도 그래라고 해 줘서 고맙다는 답이 돌아왔다.

-------
나는 사실 아까의 그 친구에게서 고맙다는 말을 들어 조금 미안하다.
나는 그저 어떤 상황인지는 잘 몰라도 최소한 그런 심정은 잘 알기에
내 일과 내 상황에 비추어 보고 그 친구의 마음과 성격에 비추어
알고 있는 것을 말했을 뿐이니까.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우리는 누군가 힘들어 할 때 '세상 사람 다 그래.' 라던가 '원래 세상이 그래.' 라는 말로
상대방의 지친 마음을 위로하려 하는 것을 자주 본다.

그런데 난 이런 말을 쓰는 것을 참 싫어하는 편이다.
물론 그 말은 많은 사람들 혹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비슷한 상황에서도 잘 살고 있으니 힘내란 말이겠으나
사실 당사자에게는 동류속에 묻혀서 살으란 말로 들리기 쉽지 않을까?

나의 고통이 그놈과 똑같다면 해결방법도 같아야 할텐데
결코 그렇게 해결되어지는 경우는 없다.
인간이라는 것이 원래 같은 혈액형에 같은 별자리에 같은 사주를 타고 태어나도
생김새 성격이 다 다른데 (실제로 혈액형 별자리 태어난 날짜 시각과 지역이 나와 똑같은 친구가 하나 있다.)
삶이 같을리야... 절대 없지 않을까..

이해한다는 것은 납득하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이고
이해와 납득은 포용하는것과는 또 다른 이야기다.

그런 맥락에서 위로 라는 것은 해결의 한 과정이 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도록 하자.



(도대체 뭔 소릴 하는 건지... 맨날 논하고 서술해대는 글만 쓰다가
가만히 마음을 끄집어내는 글을 써서 그런가 문장이 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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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큰누나에게 온 등기우편 하나.
집이 당첨되었단다.
그저께 이 소식을 전해듣고 온가족이 기뻐하며 기다렸는데
드디어 봄빛 가득한 소식 담은 등기가 도착했다.
아마 어머니께서 제일 기뻐하시지 않으실까.
(지금쯤 눈물 한방울 흘리셨을지도;; ㅋ )

나는 학교도 무난히 합격하여 잘 다니고 있고
뭐.. 일전의 중간시험도 매우 잘 봤으니.. ㅋ
(논술형 문제를 답안지 앞뒤로 빼곡히 적어 냈을 정도잖아! 우오오오!!! )
사진도 다른 일도 무난하게 잘 풀려 나가고 있다.

작은 누나는 회사 매출이 월 6천을 훌쩍 넘기 시작하였고
조카들도 원했던 UCLA 쪽으로 다들 합격 통지서가 날아들고 있나보다.

아픈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긴 시간 굴하지 않고 살아온 보람이
이제사 조금씩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뭐 방심하면 안되겠지만..
기쁠 때는 잠시 더 기뻐 하도록 하자.

감사합니다.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보고싶다고 다 볼 수 있는것은 아니며

나의 사랑이 깊어도 이유없는 헤어짐을 있을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없어도 받아들여야만 한는 것이 있다는 것을

 

사람의 마음이란게 아무 노력없이도 움직일수 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움직여지지 않을 수 있다는것을

기억속에 있었을 때 더 아름다운 사람도 있다는것을

 

가을이 가면 겨울이 오듯,

사람도 기억도 이렇게 흘러가는 것임을.

 

- 공지영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中 -






누군가의 가방에 들어있던 책 한권.
이 귀절이 잔잔하게 마음에 흘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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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으로 라볶이를 해 먹은 뒤로 영 불편했던 속이
결국은 탈이났다. 그냥 체하는 것도 아닌 위경련 수준의 복통.
뭐.. 워낙에 익숙한 통증이라 어지간히 아파서는 티도 내지 않는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저절로 아야야.. 소리가 튀어나왔다.
청담동 케이터링 사무실에서 마악 나서는데
실장이 뭐야 생일을 응급실에서 맞이하는거야? 라며
위로 대신 농을 던져준다.

이건 집안 내력인지 (사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본인 어머니가 그렇긴 하다만..)
정말.. 정말 아무리 아파도 할 것 다 하고 할 말 다 하면서
한걸음 내딛기도 어려운 통증이 오는게 아닌 이상은
혼자서 소화를 해내니 정말 친한 사람들은 안다.
내가 아프다고 소리를 내면 정말 아프다는 것을.. (응? 말이 좀 이상;; )

지금 현재 증상으로 보건데
위경련 까지는 아니고 그냥 위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서 오는 통증이겠지만
최근에 벌어진 일들과 작년에 맞이했던 생일이 한꺼번에 떠오르면서
기분이 조금 묘해졌다.

나는 생일을 중히 여기는 편이다.
태어났음이 그 자체로 얼마나 축복인 것인지
또 죽지 않고 일년 일년을 잘 살아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또한 다시 일년을 그려낼 수 있음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내 과거로 살아온 삶에 경험을 굳이 들추어내지 않아도
이는 명백하고 자명한 일. 그래서 난 생일을 소중히 아니 '대'중히 하여
아낌없이 축하하고 감사한다.

비록 지금 배가 너무 아파 심장까지 통증이 오고
괜히 하소연하며 투정 부릴 대상 따위 결코 없는데다
생일 축하라고는 한 개의 문자와 이브 축하 전화 한 통이 전부고
(예상으로는 노부모께서는 필시 잊으시고 넘어가지 않을까..)
늘 그래왔듯 형제들 또한 잊고 지나갈 것이 뻔하고
올해도 미역국은 구경도 못해볼테지만
이것이 조금도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고. 조금은? ).

사실 아쉽다는 것은 되려 기분이 좋은 일 일수도 있다.
그 아쉬움 안타까움의 즐거움 그 미학은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모를 일이다.
괜찮다 이런 것 쯤은.

내게는 생일을 맞이하여 태어나게 해 주시고 잘 키워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화로나마)인사 드릴 부모가 계시고
나 생일인데 선물 안주냐고 이 나이에도 투정 부려 볼 형제 같은 친구가 있고
그래도 친한 오빠라고 전화 한 통. 만나서 밥 먹자고 말 건네주는 동생이 있고
나 생일인데!! 라고 소리 지르면 아이쿠! 선물 사 줄께 뭐 해줄까? 라고 당연히 받아 들여 줄 형제가 있으며
그래도 작년엔 이랬지 그 전년엔 이랬지 라고 회상할 수 있는 소중한 기억들이 있고
지금의 내 생일은 이렇지만 내년의 내 생일은 이렇게 될거다 라고 말 할 용기와 희망과 계획이 있다.

무엇이 부족하겠는가 무엇이 불만이겠는가

살짝 외롭고 살짝 서운해도 그 뿐.
그렇다면 내년에는 조금 더 덜 외롭고 조금 더 덜 서운하게 더 열심히 살면 될 뿐. 그 뿐.
그래도 좋다. 내가 이 세상에 하느님의 축복 속에
부모님의 사랑을 받아 태어나
인생의 맨 밑바닥까지도 떨어졌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올라와
내가 알게 모르게 받는(혹은 받았던) 가득한 사랑속에 이렇게 열심히 잘 살고 있으니...

게다가 오늘 이번 내 생일은 내가 가장 완벽하게 좋아하는
'4월23일금요일' 생일이지 않은가? 금요일까지 완벽하게 맞추어진 생일이라니...
하~ 이렇게 완전히 세팅된 날이라니 참 좋다.

그래.
생일.. 축하한다. 나.


2010년 4월23일 금요일. 아파 죽겠는 배 움켜 쥐고 일기 쓰다.


어여 나아서 맛있는 것 먹자. (그런데 디스크에서 케익 사진을 찾을 수가 없다 T_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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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도.

세상도.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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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 꽃잎 드셔 보신 분 계십니까?
그 쌉싸름하면서도 달콤한 느낌을 아십니까?

벚꽃나무 아래서 술 한잔 해 보신 분 계십니까?
바람 불어 꽃잎이 눈 내리듯 날려 술 잔에 사뿐 내려 앉는 모습에 허허 웃어 보신 경험이 있으십니까?

목련의 그 진하고 농밀한 향을 기억하시는 분 계십니까?
너무나도 진한 농밀함에 취해 골목 모서리에 잠시 서 있어 본 적 있으십니까?

4월. 드디어 서울에도 목련이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이제서야 봄이 왔구나 하고 카메라 들어 다가가지만
남쪽 고향 동네 어귀에서 숨막힐 듯한 농밀한 향기 내뿜으며 감싸 안아주던 그 목련도
그 아카시아도 아닌듯, 그 향이 그 두근거림이 느껴지지 않아 인사조차 못한
조금.. 서운한 오후 입니다.

이러다 비라도 한방울 뿌릴라치면
아쉬움 가득 머금고 남김없이 다 떨어져 갈색으로 변할텐데..

향기가.. 향기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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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 드라이브에서 네 사진을 지우니 먼저 12개월이 천천히 사라지더라.
남은 사진을 다 지우려 하니 내 인생도 같이 사라지려 하는구나.

뭐가 이리 많은 거니.. 다 지우지도 못하게 ...

니트 스웨터 짜듯 잘 살았었구나 하고 기뻐해야 할까
참 지랄 맞구나 하고 슬퍼해야 할까..

늘어나는 사용 가능한 용량,
줄어드는 사용중인 용량을 보며

혼자 피식 피식 웃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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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1인분으로 시작했는데 왜!?

 조리하고 나면 2~3인분의 식사가 준비 되는 것입니까?

먹일 사람도 없는데...

이런 날은 맛도 더 좋더라는.........

휴...............

배 터지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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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 say and.

and say end.

but this is end.

not and.

idiot day stoopid yesterday.

missing tomorrow.



결국 사랑한다는 말은 관계 유지를 위한 도구였던 것이었을까
피를 토하듯 고통스러운 밤을
심장이 닳아 핏줄이 보이도록 울며 보냈음에도
그는 전혀 홀가분하지 않은 마음을 얼싸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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