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리 친하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큰 부담 없이 꽤나 좋다 좋다 해주는 어린 친구에게서
오래간만에 오버 같기는 하지만 그립다며 안부를 묻는 문자가 왔다.

사실 어디에선가 누군가 날 그리워 해 준다는 것은
가만히 생각해 보면 참으로 고마운 일이 아닐까 싶어
그러하다고 대답을 했는데
사람 살아가는게 보통은 그렇듯
그 말에 이은 답장이 사는게 재미도 없고 열등감만 쌓인다며
쓸데 없는 얘기를 해서 미안하다고 하더라.
거기에 좋아하는 일 하면서 걱정도 없지 않느냐며
자신과 내리 비교를 하고 있는데...

보통 이 정도면 예의가 바른게 아니라
괜한 눈치를 많이 보는 타입이라 짐작할 수 있는데

나 역시도 그런 눈치를 잘 보는 편이고
사람 마음이 오죽하면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가늠해 보면
껴안지 못할 것도 없지 않을까.

나라고 다를 것도 없고 당신과 똑같이 걱정하고 열등감 느끼기도 하며 산다.
다만 그런 과정을 거치며 다 찾아 들어가는 것 아니겠느냐.
게다가 사기저하 되고 열등감 느끼고 우울한 상태라면
잘 생각해보라. 그렇다는 이야기는 당신은 원래 사기 높고
걱정 없고 즐거운 사람이라는 말이 되니까
원래의 자신을  잃어 버리지 말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런 이야기를 문자로 나누었는데...

잠시 후 고맙다며 하는 말이
너 왜그래가 아니고 나도 그래라고 해 줘서 고맙다는 답이 돌아왔다.

-------
나는 사실 아까의 그 친구에게서 고맙다는 말을 들어 조금 미안하다.
나는 그저 어떤 상황인지는 잘 몰라도 최소한 그런 심정은 잘 알기에
내 일과 내 상황에 비추어 보고 그 친구의 마음과 성격에 비추어
알고 있는 것을 말했을 뿐이니까.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우리는 누군가 힘들어 할 때 '세상 사람 다 그래.' 라던가 '원래 세상이 그래.' 라는 말로
상대방의 지친 마음을 위로하려 하는 것을 자주 본다.

그런데 난 이런 말을 쓰는 것을 참 싫어하는 편이다.
물론 그 말은 많은 사람들 혹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비슷한 상황에서도 잘 살고 있으니 힘내란 말이겠으나
사실 당사자에게는 동류속에 묻혀서 살으란 말로 들리기 쉽지 않을까?

나의 고통이 그놈과 똑같다면 해결방법도 같아야 할텐데
결코 그렇게 해결되어지는 경우는 없다.
인간이라는 것이 원래 같은 혈액형에 같은 별자리에 같은 사주를 타고 태어나도
생김새 성격이 다 다른데 (실제로 혈액형 별자리 태어난 날짜 시각과 지역이 나와 똑같은 친구가 하나 있다.)
삶이 같을리야... 절대 없지 않을까..

이해한다는 것은 납득하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이고
이해와 납득은 포용하는것과는 또 다른 이야기다.

그런 맥락에서 위로 라는 것은 해결의 한 과정이 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도록 하자.



(도대체 뭔 소릴 하는 건지... 맨날 논하고 서술해대는 글만 쓰다가
가만히 마음을 끄집어내는 글을 써서 그런가 문장이 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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