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겨울은 겨울.

뼈를 추려낼 듯한 추위는 12월에나 기대해야 할까 라며
겨울이 겨울 같지 않다고 이야기를 한다.

언제부터인가 외출 갔다 온 사람이 마악 집에 들어 섰을 때
찬기운 한가득 옷자락에 품고 들어와 풀어 놓는 느낌도 사라졌고
누군가의 방에 들어 섰을 때 가득 풍겨 나오는 난로의 온기도 없어졌다.

엄마의 품에서 까먹던 귤은 지금도 내 손에 있건만 이미 단 맛은 사라졌고
아랫목에서 풀쭉 풀쭉 끓던 할머니의 동동주 냄새도 이제는 없다.

뭉치면 뭉치는 데로 눈이 꾸둑꾸둑 엉겨 붙어 털어내기 바쁘던 벙어리 장갑도
시린 손 행여나 빨갛게 물들까 덥썩 잡아 넣어 주셨던 두툼한 외투 주머니도
새까만 가죽 장갑과 오리털로 둘러진 내 주머니일 뿐.

너무나도 추워야 온기의 소중함을 깨닫는 무딘 사람이기에
혼자이어야 같이함의 진정을 되돌아본다.

겨울 같지 않은 이 겨울은
그래도 겨울이라서
무시하고 웃어 넘기려 하면 금새 코 끝에 재채기가 머문다.

에취!

당신의 인삿말이 귓전에 스쳐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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