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저 그놈 친구 누구라고 하는데요. 그놈 집에 있나요?
어 그래 잠깐만 기다려라. 그놈아~!! 전화왔다! 친구란다!!!

친구 어머니의 목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고 잠시 후 친구가 전화를 넘겨 받는다.

어 여보세요?
어 내다.
... ... ...

누군가 전화기가 없으므로 용무가 있으면 집으로 전화 주세요. 라는 말을 했다.
그 말을 들으며 아니 어떻게 집에 전화해서 누구 있나요 바꿔 주세요 하고 말을 하지?
라는 생각을 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문득 고향에 전화를 할 때를 제외 하고는 누군가의 집으로 전화를 걸어서
그 어느 누군가를 찾는 일이 없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지역번호를 앞에 달고 있는 유선 전화는 꾸준히 사용을 하고 있지만
누군가의 회사 누군가의 오피스텔이어서 걸게 되는 해당 전화번호는 대부분 '직통' 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누군가에게 부탁을 하거나 무언가를 거칠 필요가 없는 아주 편리하고 신속한 세상이란 이야기.

그렇게 신속하고 정확하게 바뀌어버린 세상이 안좋거나 나쁠 것은 조금도 없지만
향수 아닌 향수에 젖어 왠지 그 시절이 그리운 것은 왜일까?

집으로 전화를 걸어 누군가(보통은 어머니)에게 자신이 누군지 밝히고 누군가와 통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말씀을 드린다음
그 어머니께서 허락을 하시면 다시 누군가에게 내 의사를 전달하고 그 의사를 전달 받은 누군가가 내 전화를 이어 받는
그 일련의 짧고도 복잡한 과정이 어쩌면 내가 사람들과 그 마음들과 연결되어져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를 익히는 매우 중요한 창구였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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