볶음밥. (사진이 있을 거라는 기대는 일찌감치 분리수거 타는 종류에 넣어 주십시오.)
볶음밥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소시지? 김치? 쌀의 상태? 각종 소스? 네 뭐 여러가지가 있겠죠.;;

전 그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밥을 어떻게 볶느냐 입니다.
물론 당연히 밥을 볶으니까 볶음밥이지만
시내에서 식당을 가서 볶음밥을 시켜보면
거의 90%는 볶음밥이 아니라 비빔밥 수준입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밥알이 고슬고슬하게 볶아져서 나와야 하는데
기름의 양이 너무 많고 너무 오래 볶은 나머지 질척해진 상태로 나온다는 것이죠.

그런 볶음밥이 나오면 전 그 즉시 테이블을 엎고 벌떡 일어나서 팔을 둥둥 걷어 붙이고 주방을 들어가
주방장과 사장이 놀란 눈으로 쳐다 보는 동안 씨익 반짝이는 치아를 드러내며 썩소를 날려 주고는
엄청나게 강한 불길 속에 화려한 후라이팬 놀림을 보이는 상상만 이따금씩 합니다.
네 뭐 현실에서는 전혀 개의치 않고 잘 먹는다는 이야깁니다. ㅡ,.ㅡ;;

사설이 길어졌는데..
밥을 볶을 때 어떻게 볶으시나요?
보통은 식용유를 사용하시겠죠? 요즘은 올리브유가 대중화 되어서
올리브 유를 가득 부어 볶으시는 분도 계실 거라 생각하는데
네 뭐 개인적으로는 식용유 보다는 올리브유 그것도 엑스트라 버진을 추천하는 바입니다.
볶을 때 냄새를 감당하지 못하는 분도 가끔 있긴 하지만
식용유와는 다른 풍부하고 색다른 풍미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획일화 된 볶음 소스는 가끔 기름이 다 빠지지 않아 단조롭고 느끼함을 가져오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오늘 건의하는 볶는 기름은 바로 아래의 두가지 입니다.

1. 마요네즈.
2. 각종 풀과 간장과 핫소스.

간장은 그렇다 쳐도 마요네즈는 뭔 소리냐..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과감하게 시도해 보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느끼하겠다고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1-1. 후라이팬을 적당히 달군다.
1-2. 미리 덜어둔 먹을만큼의 밥을 턱 붓는다.
1-3. 밥을 넓게 펴 준다음 마요네즈를 위에 기분 내키는 만큼 붓는다.
1-4. 가스렌지 불을 중불로 낮춘다.
1-5. 다른 볶음밥과 마찬가지로 비벼 가며 볶는다.
1-6. 불 세기에 자신이 없고 눌어 붙을까 걱정되면 올리브유를 소량 섞어 준다.
1-7. 정성과 열성을 다해 뒤에서 누가 불러도 들리지 않을만큼 열심히 볶아댄다.
1-8. 밥알이 고슬 고슬 노릇노릇해지면 그릇에 덜어 담는다.
1-9. 김치 한쪽 놓고 먹는다.

이렇게 밥을 볶으면 마요네즈가 밥알 안으로 침투하지 않고 밥알의 표면의 코팅을 깔끔하게 해 주고
그 맛은 매우 고소해서 다른 재료를 첨가하지 않고 약간의 죽염만 있어도 충분히 즐기실 수 있습니다.

2-1. 후라이팬을 적당히 달군다.
2-2. 미리 준비해 둔 각종 풀을 넣는다.
2-3. 풀이 숨이 다 죽고 물이 가득 생기도록 볶는다.
2-4. 영 자신 없으면 올리브유를 소량 넣어 같이 볶는다.
2-5. 물이 흥건하게 생기면 간장(한두큰술)과 핫소스(타바스코 강추, 한두 작은술)를 적당량 배합해서 다시 볶는다.
2-6. 미리 덜어둔 밥을 턱 넣는다.
2-7. 주걱을 사용해서 미친듯이 볶아댄다.
2-8. 물기가 밥에 다 스며들고 밥알이 노랗고 까맣게 되도록 볶아지면 그릇에 덜어낸다.
2-9. 김치 한쪽 놓고 먹는다.

이 방법은 밥에 각종 풀의 향이 스며들고 그 물로 볶아낸 것이라 고슬고슬한 맛은 반감되지만
그 향과 맛이 남다른 방법입니다.

뭐.. 한번 해 보십시오. 밑져야 본전 아니겠습니까?
(음... 어쩌면 본전 안될 수도 있겠군요;;;)

뭐 최소한 이걸 접대해서 실패한 적은 없습니다.
이상 새벽에 왠지 심심한 디톡이었습니다. ㅡ.,ㅡ;;
(아놔 팁 하나 적는게 뭐이리 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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